율법언덕

크리스천은 발걸음을 돌려 율법 의원의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막상 근처에 다다르자 산은 너무 높아 보였고, 한쪽 면은 길 위로 산기슭이 위태롭게 드리워져 있어 혹시라도 산이 머리 위로 무너져 내릴까 봐 더 이상 발을 내딛기 두려웠다.

두려움에 떨고 있던 크리스천의 눈에 마침 전도사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고, 그를 보자 그의 얼굴은 부끄러움으로 붉게 달아올랐다.

전도사는 엄중하고 무서운 얼굴로 크리스천에게 따져 묻기 시작했다.

전도사

크리스천, 여기서 뭘 하고 있소?

크리스천이 뭐라 대답해야할지 몰라 그저 말없이 서있자 전도사가 다시 물었다.

전도사

당신은 멸망의 성읍의 성벽 바깥에서 울고 있던 그자가 아니오?

크리스천

예, 맞습니다.

전도사

내가 좁은 문으로 가라고 하지 않았소?

크리스천

예, 그리 말씀하셨지요.

전도사

그런데 왜 이렇게 금방 길을 벗어났소?

이 길은 좁은 문으로 가는 길이 아니잖소?

크리스천

제가 절망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자마자 한 분을 만났는데 그분 말씀이 저 앞 마을로 가면 제 짐을 벗어줄 의사를 만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전도사

어떤 사람이었소?

크리스천은 전도사의 물음에 자신을 변호하듯 말했다.

크리스천

좋은 사람 같아 보였습니다.

꽤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고 믿을만하게 들렸습니다. 그러나 이 길 위로 드리워진 산을 보자마자 마치 산이 머리 위로 무너져 내릴 것 같아서 꼼짝도 할 수 없었습니다.

전도사

그 사람이 당신에게 뭐라고 하였소?

크리스천

이 짐을 얼른 벗어버려야 한다면서, 전도사님이 알려준 길보다 더 쉽고 가까운 길을 알려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 와보니 이 길이 어찌나 위험해보이는지 앞으로 갈 수도 없고 뭘 어찌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Q. 크리스천이 만나려 했던 사람은?

정답